네이버·두나무, 27일 합병 발표…이해진·송치형 참석할 듯
유주영 기자
news@dokyungch.com | 2025-11-25 14:52:31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네이버와 두나무가 오는 27일 합병을 공식 선언할 전망이다. 합병·지배구조 개편 구상은 이해진 GIO와 송치형 의장이 직접 참석하는 기자회견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두나무가 오는 27일 오전 서울에서 합병 계획을 공식 발표한다. 26일 양사 이사회에서 합병 안건을 처리한 뒤, 다음 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합병 배경과 통합법인의 지배구조, 사업 방향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IT·금융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비트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핀테크·웹3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초대형 결단으로 평가한다. 핵심 쟁점으로 주식 교환 비율이 1대3 수준으로 잠정 검토되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 이미 퍼지며 기대감과 긴장감이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양사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네이버와 두나무는 올해 하반기부터 합병 실무 검토를 비공개로 진행해 왔으며 최근 막판 협상을 끝내고 최종 이사회 의결 단계만 남겨놓은 상태다. 합병 구조는 네이버파이낸셜을 매개로 하는 합병 또는 지주 체계 개편 성격의 통합안 두 가지가 모두 검토돼 왔으며, 최종안은 27일 기자회견에서 확정 공개될 전망이다.
이번 발표의 무게감은 양사 오너 경영진이 직접 등판한다는 점에서 배가된다. 이해진 네이버 GIO와 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기자회견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며, 통상적인 실무진 브리핑 수준을 넘어 전략적 메시지가 담긴 공동 발표가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양사 지배구조 통합을 공식화하는 첫 무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사 협력의 배경에는 두나무 업비트의 글로벌 가상자산 경쟁력과 네이버의 금융·결제·데이터 인프라가 결합할 경우 시너지가 극대화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두나무는 업비트를 아시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거래소로 성장시킨 기업으로, 기업가치가 약 16조원으로 평가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와 금융 데이터, AI 기반 리스크 분석 시스템을 보유한 네이버의 신금융 축이다. 업계에서는 결합 후 통합법인의 가치가 2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합병 비율은 두나무 3, 네이버파이낸셜 1 수준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는 업계 추정치이며 양사가 이를 부인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합병 발표에서 최종 확인될 전망이다. 만약 이 비율이 확정될 경우 송치형 의사는 통합법인에서 상당한 지분을 확보해 이재민 지배구조 논의의 핵심 축으로 올라서게 된다. 이해진 GIO는 네이버 지배구조 정상화와 글로벌 확장 전략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통합은 단순한 금융 플랫폼 확장 전략을 넘어, 나스닥 상장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미국 금융당국의 스테이블코인 가이드라인 강화와 글로벌 자금세탁방지 규제 체계가 정비되는 흐름 속에서, 통합 플랫폼이 미국 시장에서 신뢰도를 확보할 경우 핀테크·웹3 기업 중 드물게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IPO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규제 리스크도 적지 않다. 금융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세청 등 관련 부처는 결제·가상자산·증권형토큰 규제를 동시에 검토할 필요가 생기며,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시장지배력 문제 여부를 따져야 한다. 특히 국내 가상자산업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과 네이버의 빅테크 영향력이 결합할 경우, 금융당국의 조건부 승인이나 감독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있다.
시장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글로벌 확장 측면에서는 분명한 호재이지만, 합병 구조가 복잡하고 규제 변수도 다층적이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나무의 글로벌 거래소 운영 능력과 네이버의 금융·데이터·AI 역량이 결합하면 한국 기업 최초의 웹3 기반 빅테크 금융 플랫폼이 탄생할 수 있다”며 “나스닥 상장 전략은 더 이상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합병이 발표되면 네이버파이낸셜의 독자 사업 구조도 대폭 바뀌게 된다. 간편결제 중심의 기존 비즈니스는 인공지능 기반 금융 리스크 관리, 가상자산 기반 결제 생태계 확장 등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전망이다. 두나무 역시 업비트 외 신규 웹3 서비스,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토큰증권 시장 진출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법인의 브랜드와 명칭, 대표이사 체계는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기존 회사명을 유지한 채 통합지주사 또는 중간지주 구조를 만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네이버와 두나무 모두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고려한 명칭 유지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발표는 네이버와 두나무가 ‘한국형 웹3 플랫폼’ 구축을 공식화하는 첫 선언이 될 수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는 흐름, 글로벌 테크기업의 결제·자산 사업 확장 흐름, AI 기반 금융 서비스 고도화 등 여러 맥락이 맞물린 결과다. 양사 합병이 이번 주 공식화될 경우 국내 빅테크와 가상자산 산업의 지형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해진 GIO와 송치형 의사의 직접 등판은 단순한 사업 협업이 아니라 지배구조 통합에 해당하는 선언에 가깝다”며 “통합법인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검증을 받기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플랫폼 산업 관계자는 “합병 비율이 1대3 수준이라면 두나무의 기업가치와 업비트의 수익 모델이 네이버 금융 생태계를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규제 리스크는 있지만 글로벌 확장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승부를 걸 만한 구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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