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30억 아파트 ‘똘똘한 한 채’ 되나
유덕부 기자
news@dokyungch.com | 2026-08-05 17:24:12
30억 아파트 새 기준, 당산·마포 수요자 관심 ↑
[도시경제채널 = 유덕부 기자]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주택시장의 셈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강남·용산 등 초고가 단지는 호가를 내리고도 매수세가 끊겨 급매물이 얼어붙은 반면 15억~25억원대 준상급지 단지들은 ‘30억원’에 맞춰 가격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부의 이번 개편안 핵심은 과세표준 6억원 초과(실거주 1주택 기준 시가 약 32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핀셋 과세다.
과표 6억~12억원 구간의 종부세율이 2027년부터 1.0%에서 1.3%로 상향된다. 12억원 초과 구간은 2028년부터 보유 주택 수와 상관없이 구간별 2.0%~5.0%의 세율(최고 5.0%)이 적용된다.
이로 인해 공시가격 30억원대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전용 84㎡) 1주택자의 2027년 보유세(재산세+종부세)는 올해 약 1300만원에서 1700만원 안팎으로 3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또 공시가격 70억원 수준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전용 206㎡)은 보유세가 4800만원에서 6300만원 이상으로 1500만원 넘게 올라간다.
이처럼 수 천만원의 세 부담으로 인해 집을 팔려는 매도자는 늘었지만, 정작 매수자가 없어 시장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압구정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제 부담 우려로 호가를 수 천만원 내린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사겠다는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며 “급매를 내놔도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동결 상태다”라고 말했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 역시 “비거주 1주택이신 고령자분들은 급매를 원하시는데 산다는 사람이 없다”며 “매수인들은 (매매가가)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 이렇게 못 팔고 있는 집주인들은 좀 급해지셨다”라고 말했다.
이번 정부 정책으로 실수요자들은 20억~30억원대 알짜 단지로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당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휴가철임에도 20억원대 역세권 매물을 찾는 전화가 아침에만 10통 넘게 걸려왔다”며 “예전엔 호가보다 낮게 거래됐지만, 지금은 호가 그대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 동네 아파트는 국평이 20억원 이하 수준인데, 집주인들이 팔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시간이 좀더 지나면 집값이 뛸 것 같으니까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초고가 단지의 거래 절벽과 별개로 30억원 수준의 아파트가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는 과세를 피한 ‘심리적 상한선’으로, 15억~20억원대 아파트로 수요가 몰려 기준선까지 시세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자산계층은 지금 현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은 계층은 바뀐 세제에 맞춘 똘똘한 한 채의 구간에 몰릴 것이다”며 “과거에 15억원, 12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을 때 그 아래 구간으로 수요가 몰린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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