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제채널 = 윤문용 기자] 아파트 경비원을 향한 입주민의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폭언과 폭행, 부당한 지시가 이어지며 사회적 공분을 불러온 가운데, 국회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법적 장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결국 입주민들의 인식과 태도 변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지적한다.
첫 번째 사례로 2020년 5월 서울 강북구 우이동 성원아파트에서 발생했다. 당시 경비원 최희석 씨(59세)는 입주민의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 모욕적 갑질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사건은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사회적 약자로서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전국적인 충격을 안겼다.
2024년에는 서울 마포구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또 다른 갑질 사건이 드러났다. 입주민 이 모 씨는 2019년부터 경비원과 미화원에게 상가 청소, 개인 택배 배달 등 본래 업무와 무관한 지시를 반복했다. 심지어 “죽은 부모를 묘에서 꺼내와라”, “개처럼 짖어봐라”는 모욕적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법원은 이 씨에게 징역형과 사회봉사 명령을 내리고, 피해자들에게 수천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근인 2026년 1월에도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황당한 갑질 사례가 발생했다. 입주민 A씨는 “경비원이 고물을 빼돌린다”는 허위 민원을 제기하며 경비원 해고와 고물 제공을 요구했다. CCTV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지만, A씨는 관리주체에까지 민원을 제기하며 소동을 이어갔다. 임차인대표회의는 이러한 요구가 근로기준법과 형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반복되는 갑질 피해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5일 밝혔다. 개정안은 입주민이 경비원이나 관리사무소장에게 폭행·협박·부당한 지시를 할 경우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근거를 신설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이 경비원 보호를 위해 관리·감독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기존의 포괄적 과태료 규정을 삭제하고,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처벌 규정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박 의원은 “공동주택 관리현장에서 갑질 피해에 노출된 경비원과 관리사무소장을 보호할 제도가 필요하다”며 “시대적 요구에 맞춰 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법적 공백을 메우고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법률만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비원은 대부분 고령층으로, 주민들의 존중과 배려 없이는 안전한 근무환경을 보장하기 힘들다. 법적 처벌이 마련되더라도 입주민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갑질은 형태만 달리해 반복될 수 있다.
결국 아파트 경비원을 단순한 ‘용역 노동자’가 아닌 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경비원의 역할은 단지의 안전과 생활 편의를 지키는 중요한 공공서비스다. 입주민들의 시선이 바뀌어야만 법률이 실효성을 갖고, 건강한 공동주거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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