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화약 등 해외 사례서 해법 찾아야
[도시경제채널 =김하늘·원호식 기자] 지난 5일 ‘2026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올해는 특히 전야제를 처음 도입해 드론쇼를 선보였고, 본 행사에서는 ‘당신의 빛을 찾아서’를 주제로 한국·미국·영국이 화려한 불꽃 공연을 펼쳐 100만 인파의 탄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올해로 22회를 맞은 ‘서울세계불꽃축제’에 끊임없이 제기되는 질문이 있다. 바로 ‘수 백억원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기회인가,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파괴인가’라는 물음이다. 이에 본지는 불꽃축제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를 조명했다.
100만 관람객 운집, 약 300억원 경제효과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지난 2000년부터 한화그룹이 전개해 온 대표 사회공헌활동으로, 해마다 100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불꽃축제다. 특히 관광산업 전문 연구기관 야놀자 리서치가 지난달 발표한 ‘한국 축제 매력도 지수’에서 대상과 온라인 언급량 1위를 차지하며 독보적 상징성을 입증했다.
한화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서울세계불꽃축제 당시 창출된 직접적 경제효과는 약 3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본 행사가 이뤄진 여의도 일대와 마포구·용산구·동작구 등 인근 지역의 숙박·교통·식음료 업종 매출이 상승하고, 카페·편의점 등 생활 편의 서비스 수요 증가로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임시 인력 고용 확대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축제에서도 이러한 경제적 효과는 유효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축제장 인근의 한 CU 편의점 매장에서는 축제 전 주 대비 매출액이 최대 16배 폭증했고, 여의도·이촌 한강공원 인근 매장 고객 수가 전 주보다 최대 120배 급증한 때도 있었다.
또 전야제에서 관련 점포 매출이 전 주 대비 최대 6배 상승했다. 특히 맥주(32배)·도시락(26배)·위생용품(19배) 등의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효과의 그늘, 대기오염·수질파괴·생태계 교란
하지만 수 백억원대의 경제효과 뒤에는 대기와 수변 환경, 야생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이 존재했다.
지난 5일 서울세계불꽃축제 종료 후 영등포구의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121㎍/㎥, 1483㎍/㎥까지 치솟았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다른 자치구의 초미세먼지 농도(1~9㎍/㎥)와 미세먼지 농도(3~12㎍/㎥)와 비교하면 10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환경 오염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축제 당시에도 밤 10시 기준 서울 마포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427㎍/㎥, 미세먼지 농도는 460㎍/㎥을 기록했다. 이 역시 서울 타 지역보다 약 2~30배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대기오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화학회(ACS)는 불꽃 잔해물이 강과 호수 등으로 흘러 들어가 다량의 중금속과 화학물질로 수생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의 버밍엄대학교 연구진은 불꽃놀이가 야간 조류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레이더로 분석한 결과, 폭죽이 터진 직후 밤하늘의 새들이 평소보다 현저히 높은 고도로 급격히 이동하는 이상 행동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오는 10월31일 경기도 파주에서 열리는 ‘제8회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에 대한 우려가 앞서고 있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6일 제출한 의견서에서 “제8회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가 열리는 10월 말은 겨울철새의 이동 시기와 겹쳐 조류 생태계에 혼란이 생길수 있다”며 “특히 불꽃놀이는 여러 화학물질을 발생시키고 이러한 잔해물이 수질 오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파주시는 올해 불꽃놀이 진행 시간과 발사 수량을 줄이고 환경 부담이 적은 불빛 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내년부터는 철새 이동과 도래 시기를 고려해 개최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처럼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면서 축제를 주최하는 지자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문화 축제와 지역경제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환경적 문제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꽃 대신 드론, 해외 사례서 해법 찾아야
해외에서는 불꽃축제의 환경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디즈니랜드는 연기와 소음 등의 민원이 잇따르자 화약 대신 압축 공기를 사용하는 발사 시스템을 도입했고, 폭죽 성분을 질소 기반 화합물로 교체해 유독성 연기와 발암성 중금속 배출량을 기존 대비 90% 이상 절감했다.
또 이탈리아 콜레키오시는 동물 생태계와 주민 보호를 위해 축제 시 폭발음이 없는 ‘저소음 폭죽’ 사용을 의무화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하늘에서 터지는 화약을 줄이고 시각적 연출 위주로 구성해 소음으로 발생하는 조류 등 야생동물의 피해를 최소화한 사례다.
불꽃을 완전히 드론으로 대체하는 도시도 등장했다.
미국 콜로라도주와 라스베이거스 등 산불 위험이 높고 대기 오염 우려가 큰 지역에서는 독립기념일마다 열리던 전통적 불꽃축제를 드론 라이트쇼로 전면 교체했다. 또 중국 선전 역시 미세먼지와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드론 군무로 새해맞이 행사를 대체했다.
화려함을 넘어, 지속가능한 축제로
불꽃축제가 지역사회에 가져오는 경제적 활력을 외면할 필요는 없다. 수 많은 관람객이 지역을 찾아 숙박·교통·외식·편의점 등 다양한 업종의 매출을 견인하는 효과는 정체됐던 지역경제에 중요한 마중물로 작용한다.
하지만 축제의 궁극적 가치가 단지 경제적 수치만으로 계산될 수는 없다. 불꽃이 터진 뒤 해결해야 할 환경문제는 우리사회가 짊어져야 할 부채이기 때문이다.
해마다 가을밤을 수놓는 불꽃이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 위해서는 ‘얼마나 화려하게 터뜨릴 것인가’와 함께 ‘어떻게 환경과 공존하며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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