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 환경에서 반복되는 비효율적 작업을 대폭 축소”
[도시경제채널 = 유주영 기자] 구글 딥마인드가 공개한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 ‘제미나이 3(Gemini 3)’가 글로벌 AI 시장에 이어 국내 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주고 있다. 출시 2주 만에 성능 전반에서 기존 주요 모델을 앞섰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AI 주도권 변화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7일 IT 업계에 따르면 제미나이 3는 처리 속도와 추론 능력, 연산 효율, 멀티모달 전반에서 성능을 끌어올린 모델이다. 구글에 따르면 제미나이 3.0의 수학 추론 능력은 직전 모델인 제미나이 2.5 대비 약 20배 개선됐다. 글로벌 AI 성능 평가 지표로 활용되는 LM아레나 리더보드에서도 제미나이 3 프로는 최고 난도의 평가 항목인 ‘인류의 마지막 시험(Humanity's Last Exam)’에서 37.5%의 정답률을 기록했다. 이는 오픈AI GPT 5 프로의 31.6%를 상회하는 수치다.
복합 논리 계산과 과학 추론 능력도 강화됐다.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연구 보조 수준의 분석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멀티모달 분야에서는 영상과 텍스트를 동시에 분석해 기술 문서의 오류를 진단하는 등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텍스트·이미지·오디오를 단순 병렬 처리하던 기존 모델과 차별화된 기능이라는 설명이다.
한 AI 전문가는 “그동안 제미나이는 벤치마크 구성 방식으로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모든 공인 평가에서 일관된 성능을 보였다”며 “오픈AI를 명확히 앞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성능 향상은 일반 사용자에게도 체감되고 있다. 이미지 생성 모델 ‘나노 바나나 프로’, 영상 생성 모델 ‘비오(VEO)3’, AI 요약 서비스 ‘노트북LM’ 등은 이미 실사용 단계에 접어들었다. 자연어 지시만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는 이른바 ‘바이브 코딩’ 기능도 개발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강형구 한양대학교 교수는 “과거에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는 데 1시간 이상 소요됐지만, 이제는 몇 분 만에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온다”며 “사무 환경에서 반복되는 비효율적 작업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제미나이 3 출시를 계기로 글로벌 AI 산업 주도권이 오픈AI에서 구글로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유튜브, 검색, 지도 등 방대한 자체 데이터를 보유한 구글의 플랫폼·인프라 결합 구조가 성능 경쟁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작권 이슈로 학습 데이터 확보에 제약이 있는 경쟁사와 달리, 구글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데이터 공급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글로벌 AI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AI 기업들은 차별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NC AI와 SK텔레콤·크래프톤 연합은 게임 콘텐츠를 활용한 멀티모달 강화를 내세우고 있으며, 네이버는 트웰브랩스와 협력해 영상 이해 중심의 멀티모달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AI 업계 관계자는 “향후 선두권 모델 간 기술 격차는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형 AI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제조, 유통, 수출, 국방, K컬처 등 국내 강점 산업 데이터를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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